[피플]김만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통번역전담인력 중국어 통번역 담당사

인터뷰

[피플]김만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통번역전담인력 중국어 통번역 담당사

“중국의 ‘따제’로서 진심으로 중국인을 위해 일을 하겠다”

결혼이주여성들의 리더이자 든든한 맏언니로 자리매김
일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으로 4년간 중국어통번역 담당사로 근무

“내가 한국에 온지도 벌써 9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너무나도 사랑한다. 나는 항상 책임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직장생활이든 가정이든 다 책임감을 안고 꾸려나가야 한다. 나는 지금 중국어 통번역 담당자로서 그리고 한 가정의 아내로서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고 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통번역전담인력부문 중국어 통번역을 담당하는 김만씨(여 48), 그는 9년전 남편을 따라 한국에 처음 왔다. 중국에서 다니던 직장을 접고 가정에 대한 책임감으로 남편과 함께 멀리 한국땅을 밟았다. 처음에는 언어도 통하지 않고 혼자 이 낯선 곳에서 어떻게 살아 갈 지 막막하기 그지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한국에 몸을 담은 이상 두려워하고 피할 수만은 없었다. 불굴의 의지로 한국어를 배워 지금은 당당히 통번역사로 활약하고 있다.

한국으로 오기 전, 김만씨는 중국 베이징에서 몇 년간 회계원으로 근무하다가 회사에서 파견 받아 4년간 서안에서 근무했었다. 근무환경과 조건이 모두 최상이었던 그때에 비해 한국에서의 환경과 조건은 이상적이지 못했다. 결혼생활을 위해 직장을 선뜻 버리고 한국에 올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그녀는 가정에 대한 책임감 하나로 남편을 따라나섰다. “결혼을 하면 나의 가정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사랑하는 남편과 한국에서 행복하게 살기 위해 내린 결정인 만큼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어려운 점이 참 많았을거라는 질문에 그녀는 “정말 많이 힘들었다. 한국에 온지 2달이 다 되어가던 때에는 밥도 못 삼켰다. 마음이 너무 답답하고 괴로웠다. 아무것도 모르고 언어소통도 안되고 만날 사람도 없고 나 혼자 하루하루를 보내야만 했기 때문이다. 남편은 아침 일찍 일 나가고 집에 혼자 남겨져있었다. 그 시간들이 너무 힘들었다. 남편도 많은 노력을 했지만 내 자신의 변화가 가장 필요했다. 힘들어 하는 나를 위해 남편이 지인을 통해 서울에서 화장품 가계를 하고 있는 중국분 한명을 소개했다. 만나서 얘기를 나누면 좀 편해질 것이라고. 그래서 무작정 서울로 찾아간 적도 있다. 20분밖에 얘기를 못 나누었지만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그 후로 계속 서울에 찾아가 화장품에 관한 세미나도 참가하고 강의도 들으면서 점차 한국어에 대해 알아갔다. 더이상은 혼자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용기를 내여 내 앞을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언어의 벽을 넘기로 했다. 그때부터 한국어를 배웠고 많은 일들을 하면서 지금은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서점에 가서 사전과 한국어학습지 등을 사서 집에서 배워보기도 했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그때는 책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서 공부하는 초등학교 학생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나도 책가방을 메고 같이 교실로 들어가서 배우고 싶었다. 그렇게 여기저기 수소문 하던 끝에 동사무소(현재 외국인주민센터)에서 한국어 학습생을 모집한다고 연락이 왔다. 바로 신청하고 배우기 시작했고 그 뒤로 또 여성인력과 용신평생교육원에서 진행하는 한국어학습반에도 참가해 열심히 배웠다.”

김만씨는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간단히 소개했다.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통번역 담당을 맡고 있다. 중국인들에게 우리 센터에서 진행하는 각종 활동, 교육, 봉사, 행사등에 대해 소개해주고 그들이 참여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자조모임도 조직해 결혼이민여성들의 일상생활을 더 풍부하게 해주고 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고 싶을때는 다 같이 모여서 중국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센터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언어소통이 안되여 일상생활속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병원이나 은행 같은데 갈때면 같이 가서 통역을 해주고 외국인을 위한 혜택이나 좋은 아이템에 대해 소개해준다. 요즘은 운전면허증 때문에 찾아오는 분들이 많다. 면허증 취득방법 및 경로, 면허증 전환 필수서류 등을 안내해준다. 또한 출입국문제에 대한 상담도 많은데 외국인 등녹증의 발급 및 연기, 의료보험 가입 조건 등에 관해서 통역 및 상담을 진행한다. 한국의 정책과 법률법규는 수시로 변화한다. 하여 우리도 항시 변화하는 스탭에 맞춰 새로운 제도를 공부하고 빠른 정보를 접수해야 한다.”

통역을 해주면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사례를 얘기해주었다. “결혼이민여성들이 부부간의 갈등해소를 위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국제결혼은 언어소통이 잘 안되는 부분으로 인해 서로에 대한 정보가 정확하지 못한데 막상 와서 보면 거주환경이나 경제적인 면에서 어긋날 때가 많다. 그래서 사기를 당했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많다. 우리는 통역과 상담을 통해 이 부부의 갈등을 해소해주려고 최대한 노력을 했다. 센터에 와서 상담을 받고 우리가 직접 댁에 방문해 상담을 해준 결과 둘 사이의 오해가 마침내 풀렸다. 지금은 딸을 낳고 잘 살고 있다. 또한 센터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정보를 제공해주고 더 많은 중국친구를 사귀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또 한명의 결혼이민여성은 결혼생활로 인한 스트레스와 언어장애로 인해 우울증 증상을 앓고 있었는데 우리 센터에 와서 상담을 받고 많은 활동에 참가하면서 우울증 증상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남편에 대한 푸념만 늘어놓던 그녀가 지금은 남편에 대해 호평을 한다. 그녀의 생활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이런 일들을 해결해주면서 마음속으로 참 뿌듯할 때가 많다. 결혼이민여성들이 한국에 와서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 ”

 

  
 

 

지난 7월 김만선생님은 센터의 지원으로 진행된 다문화가족 합동결혼식에 참여해 늦깍이 결혼식을 올렸다. “여건이 안돼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해 아쉬웠는데 센터에서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어 난생처음 드레스를 입어보게 되었다. 여자라면 한번쯤은 입어봐야 하는 드레스를 입고 이쁜 모습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나니 너무도 기뻤다. 센터와 지원단체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현재의 본인의 삶에 대해 만족을 느끼냐는 물음에 그녀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다. 나는 나의 일을 사랑하기 때문에. 내가 처음 한국에 왔을때 겪었던 힘든 것들을 다른 분들이 똑같이 겪게 하고 싶지 않다. 봉급을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니라 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진정으로 도와줄 수 있다는 것에 더 의미를 둔다. 진심으로 조언을 해주고 해결방안을 찾아주면서 성취감과 보람을 느낀다. 이것이 바로 내 가 이 일을 택한 이유이다. 다들 알아봐주는 대단한 일을 하는 건 아니지만 마음이 뿌듯하고 영혼이 행복해지는 기분이다. 재한 중국인들의 ‘따제’로서 더 많이 중국인들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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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화일보 ] 김판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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