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미진 안산다문화가족지원센터 통번역 담당

인터뷰

인터뷰>>김미진 안산다문화가족지원센터 통번역 담당

"이주여성들을 따뜻하게 품어줘야 한다"

한국어, 베트남어, 중국어, 광동어 등 4개국어 구사∙∙∙봉사가 꿈

“결혼이민자들은 두렵고, 무섭다. 품어서 안아줘야 성공한다”

 

  
▲ 김미진 안산다문화가족지원센터 베트남 통번역 담당
“결혼이민자들의 다양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국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나의 경험을 살려 도움을 주고 싶다. 또 소망이라면 여행가이드 자격증, 메이크업 자격증 등을 취득해서 한국사회에 봉사하고 싶다.”

안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베트남 통∙번역 업무 및 결혼이민자 프로그램, 상담 업무를 맡고 있는 김미진(30∙베트남 동나이 출신)씨의 말이다.

“안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결혼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어교실, 요리교실, 육아교실, 취업교육 및 연계시스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한국생활 조기정착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3학년의 듬직한 아들(차민군 10세)과 3살박이 딸 등 남매를 두고 한국생활 10년째로, 안산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5년째 근무하고 있는 김씨는 이제 어엿한 한국 아줌마로 벌써부터 자녀들의 교육문제에도 고민이 깊은 한국 엄마다.

“이민자들에게 가장 절박한 것은 언어소통문제와 가정생활 문제다. 처음에는 두렵고, 무섭고, 막막한 상황에 놓인다. 이런 순간을 슬기롭게 극복하려면 배우자와 가족들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품어서 안아주고, 함께 고민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혼이민자들에게 네가 무조건 참고 따라와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부부간 상호 양국의 문화를 존중해 주고 동등한 인격체로써 서로 신뢰하고 관심과 배려로 이끌어준다면 갈등문제는 쉽게 풀린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베트남 호치민에서 약 2시간여 거리에 위치한 ‘동나이’에서 태어났다. 두 분 모두 화교(중국계)출신 부모님 슬하에서 2남2녀 둘째로 태어나 고향에서 대만계 기업체의 비서실에서 중국어통역 담당 직원으로 근무했다. 대만계 출신의 부모님 밑에서 자연스럽게 중국어(광동어)를 배웠다. 그런 관계로 현재 김씨는 4개국어를 구사한다.

“국제결혼은 지금 생각해보면 예측도 못했던 운명이었던 것 같다. 다만 친척 언니가 대만사람과 결혼해서 저도 화교집안 대만사람과는 결혼할 수도 있을거란 생각은 어려서부터 해보긴 했지만 이렇게 한국남자와 결혼할 줄은 전혀 몰랐다.” 

친정어머님과 오빠 동생들은 처음엔 결혼을 반대했지만 내가 설득해 결국 승낙했다고 한다.

2004년 4월 운명처럼 남편을 만나 결혼식을 올리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다행히 그 무렵 남편의 외삼촌 부인도 베트남 사람이라서 한국에 들어와 서로 의지하며 낮선 타향에서 외로움을 달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처음 한국에 들어와서 3개월만에 큰 애를 임신했는데 남편과 함께 하루 30분씩 한국어와 베트남어를 같이 공부했다. 다행히 제가 언어습득능력이 좀 빠른것 같아 독학이 큰 도움이 되었다. 남편이 적극적으로 도와줘서 큰 어려움이나 불편 없이 중요한 시기를 잘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김미진(좌측 두번째) 베트남 통번역 담당. 안산다문화가족지원센터 키다리마켓 베트남의날 행사 당시 자조모임 회원들과 기념촬영 /사진=다문화일보

독학으로 공부한 실력으로 한국어능력시험 4급을 취득했고 조만간 5급에 도전한다. 2010년에는 통번역자격증 3급을 취득했고, 베트남에서 중국어능력시험 A급을 취득했다. 광동어도 능통해 4개국 언어를 구사할수 있다.

“2005년 3월 안산으로 이사해 큰 아들을 낳았다. 시어머니의 도움으로 출산을 잘 할 수 있었고, 이후 안산이주민센터에서 4개월여 동안 한국어공부를 했다. 2009년 다문화센터에 취업할수 있었던 것은 이때의 공부가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문화센터에서는 가정생활, 어려운일, 가족간 의사소통 문제 등 다양한 문제로 상담을 요청해 온다. 부부싸움을 하고 집으로 와 달라는 요청을 받고 양측의 입장을 들어보면 의사소통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가장 많다. 양쪽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문제를 해결해 주면 정말 보람을 느낄 수 있다.”

그는 또 “부부간 갈등이 상당수는 경제적 문제를 호소한다. 나는 이럴때는 돈보다는 부부간, 가족간 화합이 중요하고 언어습득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다를 수 있지만...내가 발전해야 돈을 벌수 있는 것 아닌가. 한국어를 우선 공부해서 직장을 높여 잡으라고 말해 준다.”

김씨는 이주여성들에게 육아정보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다양한 정보제공에 노력하고 있다.

“한국 엄마들은 자녀교육정보 습득이 이주여성들보다는 빠르다. 그래서 다문화 엄마들이 이런 부분에 고민이 많다. 그래서 제가 육아자조모임을 통해 나의 육아경험은 물론 유아들의 각종 정보를 인터넷이나 책자 등을 통해 자료를 모아 제공한다”고 말했다.

또한 센터에서 일하는 보람을 느낄때가 많다.

“어느날 4년간 한국에 거주한 베트남 이주여성이 절박한 심정으로 상담을 신청했다. 남편하고 크게 싸우고 법원에 이혼신청을 했었다. 문제는 재혼한 남편의 전 처의 자녀들과의 불화. 남편에게 문제해결을 요구하면 남편은 어릴적부터 키워온 자녀들의 역성을 들었다. 그게 화근이었다. 마지막으로 김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부부는 이후 집단상담, 부부교육에 참여하고 관계가 개선됐다. 부인은 아이도 낳고 현재 잘 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국제결혼 부부는 서로 살아온 환경이 다르다. 자신이 선택한 길이니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면 이후에는 누구에게나 행복한 생활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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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화일보 ] 김판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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