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안산시 필리핀 미디어자조모임

인터뷰

인터뷰>>안산시 필리핀 미디어자조모임

"우리가 사는 이야기 영상으로 보여줄께요"

 

2010년 ‘나의 첫 김치’를 시작으로 다큐, 뮤비, 영화 등 제작
자신들의 자녀가 겪은 ‘왕따 이야기’ 5편 엄마들이 대본 작성

 

  
 
안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임주현)에서 한국어공부를 하면서 만난 필리핀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이 ‘미디어자조모임(회장 이지니∙ Jini Lee)’을 만들어 한국생활에서 겪은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큐멘터리 영화 여러편을 만들어 화제가 되고 있다.

미디어자조모임은 2009년 우즈베키스탄, 중국 등 다양한 국적의 이주여성들이 참여하다 현재는 필리핀 출신 이주여성 9명의 멤버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 4년간 매주 한 차례씩 센터에서 만나 영상교육을 받으면서 직접 콘티를 짜고 촬영과 편집, 나레이션 등을 입혀 단편영화, 뮤직비디오,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실력을 쌓았다. 

2010년 단편영화 ‘나의 첫 김치’를 시작으로 2011년 ‘문화차이’, ‘남녀차이’ 등 두 편의 미니영화와 단편 영화 ‘스팸’을 제작했다. 2012년에는 ‘희망이 있는 한국에서의 삶’ 외 6편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2010년 서울국제영화제에 ‘나의 첫 김치’를 출품했고 ‘제8회 상록수다문화국제단편영화제’에도 ‘희망이 있는 한국에서의 삶’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출품, 입상작으로 선정됐다. 

최근에는 자신들의 자녀들이 직접 겪은 문제를 대본으로 꾸며 영상에 담은 ‘왕따 이야기’를 제작했다. 이 작품은 18분짜리 인형극으로 만들었는데 인형의 주인공은 대본을 쓴 엄마들이 재료를 구입해 직접 만들어 촬영했다. 

총 5편의 인형극은 자녀의 왕따를 경험한 엄마 5명이 자신의 자녀들이 직접 겪은 아픔을 대본으로 만들어 인형극으로 촬영했다. 

회장 이지니씨는 “비록 자녀들이 겪은 왕따를 해결은 못했지만 엄마들은 알고 있다. 이해하고 싶다. 사회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지난 3월부터 5명의 엄마들이 자신의 자녀들이 공부방이나 학교에서 겪은 왕따 문제를 인터뷰를 통해 시나리오를 만들어 촬영을 마치고 편집을 끝냈다. 

회장 지니씨는 8살 딸이 겪은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 ‘나의 신발’ 이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지역아동센터에서 남학생들이 장난으로 신발을 화장실 변기에 넣고 도망가는 바람에 물에 젖은 신발을 울면서 들고온 사건을 스토리로 만들었다.

손영진씨는 영화 ‘형들 때문에’ 를 제작했다. 9살 초등생 2학년의 아들이 역시 지역아동센터에서 겪은 일이다. 아동센터에서 초등상급생과 중학생 형들이 아들의 줄넘기를 빼앗아 사용하자 돌려줄것을 요구하는 아들을 때려 1주일동안 센터에 나가지 않았던 사건을 영화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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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엄마는 청소년수련관에 나간 아들을 짖궂은 남자애들이 이유없이 툭툭치길래 “왜 때려”항의하자 “너는 왜 피부가 까매 아프리카 사람이야?”라고 말했다. 이를 본 덩치 큰 친구가 때린 애들을 혼내준 사건을 영상으로 담았다.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11월 15일 안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월드페스티벌 필리핀의날에 친지 가족들을 초청, 시사회를 가졌다. 

시사회에 참석해 영화를 감상한 한 결혼이주여성은 “모든 이주여성들이 다 한번쯤은 겪을 수 있는 일이라서 공감된다”며 “영화를 보면서 남의일 같지 않아 마음이 짠했다”고 말했다.

이지니 회장은 “많은 한국인들과 이주민들은 물론 필리핀 사람들에게도 우리가 한국에서 이렇게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모임은 앞으로 안산시 블로그를 만들어 안산시의 행사는 물론 명소 등 모든 홍보영상을 만들어 안산을 홍보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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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화일보 ] 김판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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