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블랑카’ 개그맨 정철규

인터뷰

인터뷰>>> ‘블랑카’ 개그맨 정철규

“피부색이 다른 친구도 우리와 같은 친구다”

“다문화,외국인 관련 연극 만들어서 인식개선에 노력할터”

“중도입국 다문화가족 아이들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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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그맨 정철규

“앞으로 대한민국에는 다문화가족들이 점점 많아질 것이다. 그러다보니 그 2세들이 학교에 가면 왕따를 당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제가 가장 잘하는 것이 연기이기 때문에 연극을 만들어서 그런 피부색이 다른 친구도 우리와 같은 친구다 라는 인식개선 연극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 있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춤을 잘 추는 사람이 있고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있고,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이 있다. 각자 자기만의 특기를 다 갖고 있는데 이런 재능을 잘 개발하고 노력하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다.”

 

“사장님 때리지 마세요. 사장님 나빠요. 뭡니까 이게”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2004년 인기 스타로 떠오른 개그맨 정철규 씨가 지난 4월 23일 광명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중고입국자녀 9명 앞에서 진로특강을 했다. 이날 특강은 광명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중도입국자녀의 한국사회적응지원사업 일환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스토리를 들어보면서 자신의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정 씨는 특강에서 초등학생 시절부터 고등학생 시절까지 개그맨의 꿈을 결정해 놓고 그 꿈의 목표를 이루기까지 개그맨이 하는일, 개그맨이 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알아보고 개그맨을 만나 대화를 해 보는 등 끊임없이 노력해 온 과거 경험담을 아이들에게 털어놓았다.

 

정씨는 특강을 통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할 것 같았다. 돈은 얼마를 벌고 못벌고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개그맨이 어떻게 활동하는지 서울에 있는 공연장을 찾아가 개그맨을 만나보고 어떻게 하면 개그맨이 될 수 있는지를 물어보고 했다. 오디션에 여러차례 떨어지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니까 결국 기회가 오더라”라며 꿈을 포기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정 씨는 평소 다문화가족과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 자신의 재능을 이들과 함께하며 꿈을 심어줄 수 있는 일을 하고싶어 광명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찾아와 도움이 될수 있는 할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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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그맨 정철규와 부인

특강을 마친뒤 정 씨를 만나 그간의 활동과 앞으로 계획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사장님 나빠요. 뭡니까 이게”가 대단한 인기를 얻었다 아이템을 기획한 계기는.

“고향인 창원에서 병역특례자로 기업체에서 외국인 노동자와 함께 일했다. 그들과 친하게 지내며 흉내도 내고 함께 어울려 지냈다. 회사에서 이들의 흉내를 냈는데 직원들이 막 웃길래 ‘웃긴가?’ 생각하다가 서울에 올라와서 개그맨 데뷔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뉴스를 보니 다문화가족이나 외국인에 대해 나왔는데 마침 그 당시의 사회적 이슈이길래 ‘저걸 한번 해볼까?’ 생각하면서 무슨 내용을 할지 고민하다가 일단 피디에게 보여줬더니 피디가 막 넘어지며 웃었다. 그래서 바로 하게됐다.”

 

-힛트하고 나서 당시 인기는 어느 정도였나.

 

“많이 안 돌아다녀서 거리에서는 잘 못 느꼈는데 인터넷에서는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됐다’라는 말을 실감했다. 방송을 오후 11시에 하고 자고 일어났더니 인터넷 검색창에 내 이름이 떠 있었다.

-동료 개그맨 동료들은 누구이며 그간 어떻게 활동했나.

 

“개그콘서트에 나오고 드라마도 찍고 영화도 찍고 음반도 내고 코미디 프로그램에도 나오고 나름 바쁘게 지냈다. 음반도 냈다. ‘왜(일본)에게’ 라는 노래로 일본이 주장하는 독도문제 등에 대한 내용을 발라드로 불렀다. 당시 데뷔했던 KBS 19기 동기 개그맨들은 유세윤, 유상무, 장동민, 황현희, 강유미, 안영미 씨 등인데 이들도 현재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다문화가족과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한 생각은.

 

“이렇게 센터를 나온것은 처음이지만 과거 함께 지냈던 외국인 노동자들과는 자주 연락을 하고 지내며 중국 노동자들과도 10년 넘게 연락하고 네팔에 민수형과 연락하고 지낸다. 그런데 참 안타까운 것은 제가 만난 사람들은 착한 사람들이 많았다. 과거에 외국인 노동자의 범죄문제에 대한 기사를 보니

‘개그맨 그놈이 옹호하는 코미디를 하고부터 잘해주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쓴 악플을 봤다. 그런게 아닌데 실제로 일하면서 그들이 차별도 많이 받고 한국인들에게 두들겨 맞는 것도 봐서 잘해줬다. 집에도 데려오고 명절 같은날 갈데가 없으니 같이 소주도 먹고 했다. 그런 인식이 한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잘 못한 것이 다수가 잘 못한 듯한 인식으로 되어버리는게 안타깝다.

우리나라 사람중에도 착한 사람도 있고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도 있는데 그들도 착한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을것이다 물론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엄벌을 취해야 하지만 모두 싸잡아보지는 않았으면 한다,“

 

-다문화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싶은가.

 

“다른것 모르지만 앞으로 대한민국에는 다문화가족들이 점점 많아질 것이다. 그러다보니 그 2세들이 학교에 가면 왕따를 당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내가 잘하는 것이 연기이기 때문에 연극을 만들어서 그런 피부색이 다른 친구도 우리와 같은 친구다 라는 인식개선연극을 해보고 싶다. 한국친구들은 그 친구들을 멀리하지 않고 가까이해서 좋은 것이고 그 친구들은 한국의 다른 친구들에게 차별받지 않아서 좋은 것이고 이렇게 서로서로 잘 지낼 수 있는 인식개선을 해보고 싶다.”

 

-중도입국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역할은.

 

“여기 온 친구들이 시험기간인데도 오늘 진로체험 특강에 참여했다고 한다. 직업과 진로에 대해서 교육하는데 이 친구들이 학교에서도 배우고 여기서도 배우면 재미가 없을수도 있는데 배움의 과정을 즐겁개 해주고 싶다. 사람을 웃기는 것을 잘하다보니 즐겁게 배움을 줄 수 있는 선생님, 조력자 역할을 하고 싶다.”

 

정 씨는 “사장님 때리지 마세요.” “사장님 나빠요.” “뭡니까 이게” 라는 유행어로 2004년 한 햇동안 우리나라의 정치,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을 코미디로 표현해 일약 스타로 부상했다. 우리사회의 아픈 치부를 ‘개그언어’로 승화시킨 것. 그는 KBS 2TV ‘폭소클럽’의 ‘블랑카의 뭡니까 이게’ 코너에서 유색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착취와 천대 문제를 코메디로 풍자했다.

정 씨는 “2000년 7월부터 3년간 창원의 냉장고 공장에서 병역특례자로 일하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매맞고 임금 떼이는 광경을 목격해 이를 개그로 풍자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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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화일보 ] 김판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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