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해순 회장 /어울마루

인터뷰

인터뷰>>이해순 회장 /어울마루

“문을 박차고 세상 밖으로 나오면 길이 열린다”

다문화 비다문화 엄마와 자녀들이 어울리는 사랑방

독서모임 참가 학생들 전교회장, 반장 부반장 당선

1인 1 악기공부 학생들, 세계대회 가야금 초청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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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순 회장/어울마루

“다문화 비다문화가 어울려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이해순 어울마루 회장의 말이다. 어울마루는 지난2월 광명시 새터로 102번지길 3번지에 개소한 경기도 등록 비영리복지단체다. 이곳에는 결혼이주여성 50여 명과 100여 명의 자녀들, 그리고 내국인 학부모들이 함께 모여 정보교환은 물론 공부하고 어울리는 사랑방이다.

이 회장은 7년전인 2009년 학부모모임단체를 만들었다. 다문화 엄마들과 비다문화 엄마들이 함께 모여 서로 정보를 주고받고 한국생활에 도움이 되는 모임을 만들어 보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초등1~6학년 자녀들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 독서활동을 전개했다. 독서활동은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독서활동을 하고부터 학교에서 교우관계도 좋아졌다. 전교회장이나 반장, 부반장이 속속 탄생했다. 독서를 통해 자존감이 향상된 결과였다.

이 회장은 “독서활동을 하던 학생이 전교회장에 당선됐어요. 반장, 회장, 부회장에 다수가 선출되고나니 학생들도 스스로 아! 이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거죠. 그리고 그전에는 꿈도 못꾸던 애들이 영어노래 대회에 나가 6명이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이중언어 말하기대회에 나가 최우수상을 받고 전국댄스대회에 나가서도 우수상, 노래부르기 대회에서 장려상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어울마루에서는 다문화 비다문화 학생들이 반반씩 모든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한다. 이들은 서로를 이해해 주고 이끌어주면서 포용력의 안목이 생겼고 우리가 함께라는 공동체 의식을 키워가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인재로 육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 회장은 한국다문화야구연맹 광명지부를 설립, 초등 5~6학년 학생 25명으로 지난 5월 ‘광명드림팀’ 야구단을 창립했다. 공모사업으로 창단한 야구단은 매주 토요일 2시간씩 야구연습을 하고 있다.

1인 1악기 배우기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광명시문화예술지원센터에서 강사를 지원받아 다문화 비다문화 초·중·고학생 12명이 가야금 수업을 받고 있다. 일부는 수학능력이 빨라 병창을 연주할 정도로 실력이 부쩍 늘었다. 수강학생 4명은 지난 5월30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로타리클럽세계대회’ 축하공연에 초청돼 큰 호응을 받았다.

한국의 전통미를 외국인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학생들은 연주를 마친뒤 대회장을 돌며 외국인들과 기념촬영을 하면서 한국의 전통문화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면서 큰 보람을 느낄수 있었다.

이 회장은 “저도 다문화 엄마잖아요. 20여년전 한국에 처음 왔을때 모든 것이 생소해 수년간 마음을 정착할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고민 끝에 내가 세상 밖으로 나가서 이웃을 만나고 서로 대화를 해보자. 그리고 사람들을 만나니까 힘든일이 풀리기 시작했어요.”

이 회장은 1991년도 중국 심양에서 한국으로 왔다. 부친의 호적이 경상도분이었다. 한중수교후 맨처음 한국에 입국한 동포 1세다. 그리고 한국에서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25년째 자녀 셋을 키우며 살고 있는 다문화엄마의 왕언니다.

이 회장은 2002년 무렵 광명지역초중고학교에서 특기적성교육 강사로 일하며 기업체 강사를 해 왔다. 2007년에는 중국어학원 ‘해천’을 개강해 강사로도 이름을 알렸다.

이 회장은 “다문화엄마들이 가장 힘든것은 처음에는 한국어를 잘 못하니까 사람들과 어울리를 꺼리게 됩니다. 그런 다문화 엄마들에게 비다문화엄마들이 손을 내밀어주면 좋은 친구가 되고 서로 좋은 관계가 될수 있어요. 글로벌시대에 비다문화 엄마들도 그 자녀들도 다문화엄마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 회장은 “이번 여름방학에 초중고생 졸업생 20여명과 졸업여행을 준비하고 있는데 비용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지금까지 그랫듯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것을 체험했어요. 모든 문제를 놓고 끈질기게 문을 두드리니 열리더라고요.”

그는 처음 한국에 왔을때 아는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외롭고 힘들어도 속마음을 털어놓고 하소연할 친구가 없었던게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요즘 많은 다문화엄마들이 그런 말을 한다. 그가 겪었던 외롭고 힘들고 갈 곳 없는 마음, 우리가 그들과 어울리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면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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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화일보 ] 김판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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